티스토리 툴바


저희는 자주 집으로 친구를 초대합니다. 주로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복잡한 식당에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기는 마음도 불편하고, 외국친구들에게는 집에서 한 한국 음식을 소개 해 줄 수 있는 기회이기에 집에서 한국 음식을 함께 먹는것을 좋아합니다.

몇년간 친구들을 초대 하고, 또한 외국인 친구 집에 초대 받기도 하면서, 우리와 다른 재미있는 초대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가볍게 그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섣불리 일반화를 할 수는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1. 직접 만든 음식을 들고 & BYOB - Bring Your Own Beer 

외국 친구를 초대 하면 늘 무엇을 가져갈지 물어 보았습니다. 우리상식으로 초대한 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후식이나 에피타이저 등을 초대 받은 사람이 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희가 초대를 받은 경우 "그저 몸만 오세요."라고 전해 들은 적은 없는 걸 보아, 이것이 이곳의 문화인것 같습니다.  어디서 사 오기 보다는 케잌, 달콤한 후식 등을 직접 만들어 온답니다. 

초대한 집에서는 장소만 제공하고, 초대받은 사람들이 하나씩 음식을 다 들고 오는 파티도 있는데 Potluck 이라고 합니다. 제가 한번 했던 실수는 potluck 에 30-40명이 온다길레 그 정도 사람들이 다 맛은 볼 수는 있을 정도의 양을 해 갔습니다. 그랬더니 제 음식이 제일 거대하더군요.. 40명이 온다고 40인분을 하는게 아니라, 온 사람들이 '마음에 드는걸 골라 먹는 파티'의 개념인것 같았습니다. 양은 적게, 그러나 다양하게 차려 놓고 먹는 파티 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대시 음식을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하면 BYOB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즉 술이나 음료수를 사 오는 것인데 (Bring Your Own Beer 이며 bottle, beverage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내가 마실 만큼만 사오는 것이 아니라 좀 넉넉히 사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큰 파티에서는 donation을 요구하다?! 

저희 집에서 추석 음식을 해서 친구들을 여럿 부른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모이는 사람의 숫자가 많다 보면 시장비도 만만찮답니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하는 초대이니 만큼, 시장비는 생각치 않고 넉넉히 장을 봤었는데, 파티를 마치고 한 친구가 제게 물어 봅니다. 정말 많이 준비한 것 같은데 donation을 얼마 하면 되겠냐고. 깜놀 했습니다. 초대는 초대한 사람이 당연히 책임지고 하는거라 생각했는데 왠 donation? 괜찮다고 괜찮다고 적극 donation을 거부하며 친구들을 돌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친구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습니다. 초대장에는 음식을 자기가 준비할테니, 음료수를 가져오도록 하고, 일인당 donation을 10불씩 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을 초대하여 음식을 준비하면 이렇게 요구할 수도 있는거구나... 우리 정서와는 잘 맞지 않아, 아직 한번도 donation을 요구해 본적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진 않구요^^ 왠지 불편할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외국 친구들이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donation을 요구한다고 놀라진 마세요. 

3. 각양각색의 알레르기 

요즘은 한국에서도 채식주의자 분들이 많아 졌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으로 다른 사람 집에 초대를 받았을때, 음식 알레르기가 있느냐, meal preference 가 있느냐고 물어보거나 물어봐 졌던 적은 한국에서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저 한국 사람이라면 좋아할 적당한 음식 을 그득 차리는 것이 초대였죠. 

이곳 사람들이 한국인들보다 각종 알레르기가 많은 까닭일까요? 반드시 알레르기와 meal preference 를 물어 보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 이곳 실상을 잘 몰라, 초대를 할 때 vegetarian인지 정도만 물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놀랄 만큼 세부적인 알레르기, 못먹는 음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주 흔한 땅콩 알레르기 부터, 참깨 알레르기(한국음식으로 차릴땐 상당히 조심해야 했던 경우 입니다^^), 글루텐 알레르기, 특정 야채 알레르기가 많았고, 고기도 풀먹고 자란 고기만 드시는 분, 고기를 죽일때 그 방법이 잔인하지 않았다는 마크가 붙은 고기만 드시는 분등 참 다양했습니다. 

제 실수담 하나를 추가 하자면, 어떤 미국인 여자분이 매운 음식을 못드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음식 중 탕수육이 포함되어있었는데, 노랑, 빨강 피망과 함께 초록색 피망을 썼습니다. 피망중 초록색은 매운맛이 강해서 못드신다고 하더라구요. 한국 사람 중에서는 매운걸 잘 못먹는 저 이지만, 초록 피망에 매운맛이 있다는 것 조차 몰랐기 때문에 정말 놀랐었는데, 그런 미국 분들이 꽤 계시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대를 할때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레르기, 못드시는것을 잘 물어야 하는것 같습니다.    

4. 너무 미안한데, 화장실 좀 써도 되겠니? 

다른 집에 초대를 받아 갔을때 저 스스로는 "화장실이 어디있는지 좀 가르쳐 줄래?" 라고 물어 왔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에 오는 서양 친구들 마다, 모두다 "정말 미안한데, 화장실좀 써도 실례가 되지 않겠니?"라고 묻습니다. 왜 생리적 현상을 미안해 하는지, 왜 화장실을 양해를 구하고 써야 하는지 의아했지만, 이것이 이 사람들의 방식임을 이해 하게 되었습니다. 

== 
문화도 다르고, 적응해야 할 점도 많지만, 초대는 늘 참 재미있는 경험이 됩니다. 특히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이것 저것 한국 음식을 외국 친구들 한테 많이 선보였는데, 한국 음식을 맛있다고 친구들이 아주 잘 먹고, 레시피를 적어 달라고 하면, 한국 문화의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그들에게 알려 준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너무 한국 적인 음식도 외국인 친구들이 참 잘 먹는답니다. 매운맛이 별로 없는 불고기, 잡채, 궁중떡볶이, 파전/감자전, 비빔밥, 탕수육, 수제비, 떡갈비, 식혜등은 많은 친구들이 좋아했고, 사실 그런 것들은 좋아할 것 같다는 건 예상이라도 했지만, 꽤 친한 친구들에겐 발칙한 실험정신(?)으로 감자탕, 육개장, 골뱅이 소면, 보쌈, 짬뽕 등을 들이 밀어 봤는데, 이런 진한 한국의 맛도 너무너무 좋아했답니다. 

대화로도, 음식으로도 매 순간 서로의 다른 문화를 깨닫고 공유하며 살아가는 미국 유학생활의 단면이었습니다. ^^  
      
  
Posted by 영아!
이번주 월요일에 돈 안들이고 하는 영어 공부법 하나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영어 공부 제대로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구체적 영어 공부법은 꾸준히 하나씩 포스팅하고 있고, 지난번과 오늘 글은 새해 영어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에 힘을 실어 들이고자, 다른 글들보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방법론적으로 쓰고자 했습니다. 더 구체적인 방법들은 영어 학습 자료 카테고리를 참고해 주시고, 앞으로도 그곳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번에 이어 돈 안드는 영어 공부법부터 출발하겠습니다.

(3)공짜로 단어 외우고, 외운 단어 안 잊어버리는 방법 
영단어 자료는 세상에 널렸습니다. 무료 온라인 사전도 너무 많으며, 서점에 가서 "영어 단어장"을 찾는 것도 아주 쉬운 일이며, 게임등의 재미난 방법으로 영 단어 학습을 도와 주는 프로그램도 아주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단어 공부를 위한 단어 공부를 하지 마십시요"

단어장을 살 필요도 없고, 단어 학습 프로그램을 돈주고 다운 받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읽기.듣기.말하기.쓰기.단어 학습을 위한 자료가 하나로 통합될때 가장 학습 효과가 좋습니다.

언어학 분야에서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한 그룹에게는 눈으로 보면서 단어:뜻만 외우게 했고, 한 그룹은 단어:뜻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면서 외우게 했고, 다른 그룹은 단어를 보고, 손으로 쓰면서 소리를 내면서 외우게 했고, 마지막 그룹은 보고, 쓰고, 소리내어 말하며, 단어의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며 외우게 했습니다. 단기 암기 효과에서는 그룹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장기 암기의 효과는 뒷쪽 그룹으로 갈수록 월등히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가 말해 주는 것은 다양한 감각 기관과 방법, 다양한 컨텍스트가 함께 작용할때 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 진다는 것입니다.

외운 단어를 잊지 않기 위해서, 단어 하나의 의미가 여러가지 클루와 엮여 있어야 합니다. 그 "여러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은 바로 글의 문맥 입니다.

뉴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웹에 있는 어떤 글이든, 본인이 재밌어 하는 분야의 짧은 글을 하나 선택 하십시요. 그리고 보통 CNN, ABC등의 뉴스를 많이 보시는것 같은데, 관심있는 학교 홈페이지도 아주 좋은 자료랍니다. 특히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유명한 학교 홈페이지에서 그와 관련된 글을 읽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글을 선택한 후, 충분히 읽고 글의 문맥을 통째로 이해하십시요. 이 때 분명 모르는 단어가 나올 것이고 그 단어를 바로 그 문맥 내에서 암기 하는 것입니다. 단어의 뜻을 찾은 후 새로 알게 된 그 단어만 영어로 발음하며 문맥을 소리 내어 되뇌어 봅니다. 오늘 저희 학교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뜬 기사의 첫 문장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http://web.mit.edu/newsoffice/2011/stable-continents-0106.html 

New data finds regions of North America have remained extremely stable for more than one billion years.      

모르는 단어만 영어로, 다른 부분은 한국말로 소리 내어 읽으면서 문장을 이해합니다. 모르는 단어가 다음 넷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새로운 데이터가 찾아냈는데, 그 찾아낸 것은 북 아메리카의 regions이 remained 해 왔다는 것이며, 어떤 상태로 remain해 왔냐면 아주 stable 하게, 그것도 billion 년 넘게 그래왔다는 것을 찾아 냈다.

(문장 해석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앞에서 부터 뒤로 쭉~ 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신 분이 있으신지요? 영어 문장 올바르게 해석 방법과 관련된 글도 조만간 꼭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단어를 찾습니다. North America가 지역이므로, 그 쪽의 "regions"이라고  통째로 덩어리를 암기 합니다. billion 이 엄청 긴 숫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 오랜 기간 동안 변화 없이 "stable"하게 "remained" 해 왔다고 외웁니다.

이런 식으로 암기한 단어는 통째 문맥이 단서를 제공하므로 잊어 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찾아 내어, 소리 내어 읽고 단어를 찾은 후 그 문맥을 다시 한번 모르는 단어를 영어로 소리 내어 말하며 외우는 방법을 돈 안드는 효율적 영어 방법 중의 하나로 추천 합니다. ^^

다음 번에는 돈 좀 써야 하는 영어 공부 법을 포스팅 하겠습니다.    

  

Posted by 영아!
2012년, 저희 두사람이 나란히 박사과정 5년차 / 4년차가 되었고, 에듀하우도 벌써 두돌을 맞이해 갑니다. 사실 지난 4월에 설문조사 및 개편이 있었지만, 하반기에 저희가 계획했던 것 만큼 꾸준히 포스팅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한해를 돌아보니 분야별로 다양한 글이 모였습니다 ^^

영어 학습
2011/10/03 - 영어 말하기 대결: 서울 vs. 경상도

2011/04/05 - (유학생이 쓰는) 영어 쓰기의 8부능선, 관사 뛰어넘기
2011/04/07 - 단어가 부족해도 영어 잘하는 사람은 있다
 ***
2011/04/18 - 영어 말하기, 하루 3분만 이것만은 연습하자!
 ***
2012/01/02 - 영어 공부 제대로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유학 및 진로
2011/12/05 - 미국 대학 교수직 지원을 시작하며
2011/04/16 - "나는 유학가도 될 놈일까?" **
2011/02/27 - 유학이라는 선택 - 미국 유학 4년차가 쓰는 대학원 유학의 기회비용, 그리고 유학에 적합한 사람
2011/02/03 - 진료 결정을 위한 조언듧
2011/01/04 - 언어학자가 말하는 최적의 (조기) 유학 시기 ***

유학 생활
2011/10/07 - 졸업 즈음에 -- 유학 생활에서 배운 것,..

2011/09/20 - 앉아 있는 시간과 연구 성과의 비례 관계는?
2011/09/12 - 공부만 하는 박사, 공부도 하는 박사?
2011/04/29 - 대학원생의 학술 컨퍼런스, 최대한 활용하고 즐기기
2011/03/08 - 월드 클래스의 비밀: 단순 반복이 아닌 주도면밀한 연습 (deliberate practice) ***

미국 생활

2012/01/05 - 정신 줄 놓으면 큰일 나는 미국에서의 소비생활 ***
2011/01/03 -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2011/09/21 - 순간을 살아라 - "딩스 & 뚱스 in 아메리카"
2011/10/04 - 미국에 살면 영어 이름 하나쯤은 필요하다?! ***

결론적으로 저희 블로그에서는 좀더 유학 및 학습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만, 여러분의 사랑을 많이 받은 글은 가벼운 생활 및 신변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깊이와 재미의 두마리 토끼를 잡도록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2012년, 저는 졸업을 앞두고 진로 탐색 중이며, 영아는 마지막 논문 학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수업만 마치면 연구에 집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 좀 할만하니 또 다른 일들이 계속 마음을 바쁘게 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작은 교훈이나마 자주 나눌 수 있은 2012년을 만들겠습니다.

Posted by LiFiDeA

엊그제는 " 안들이는 영어 공부법" 쓰더니 오늘은 미국에서의 소비 생활. 요즘 제가 얘기를 많이 하네요 ^^ 

처음 미국에 해에, Black Friday 라는 쇼핑의 날을 알게되었습니다. 추수 감사절 다음날 인데, 거의 대부분의 매장에서 폭의 세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날 유학나와서 처음 쇼핑을 갔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에서의 가격과 비교를 하니, 이것이 과연 진품인가 싶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일년에 하루, 잡아서 크게 세일을 주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크리스마스 세일, 새해 세일, 독립 기념일 세일, 퇴역 군인의 세일, 노동자의 세일, 바뀔때 마다 세일 등등등 명분이 붙은 세일이 엄청 많았고, 그런 날마다 사실 Black Friday 버금가는 엄청난 폭을 자랑하며 화끈한 세일을 주었습니다. 또한, 날도 아닌데, "TodayOnly" 라는 이름을 걸고 40% off, 50% off 심지어는 90% off 까지 주는 매장이 많았으며, 결국 미국 생활 4 만에 미국은 늘상 세일 중이라는 사실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세일이 대체 어떤 정도인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저는 5불에 Gap 청바지를 지금 입고 있고 (쫀쫀하니 스트레치도 좋고 톡톡하기까지 합니다 ㅋㅋ), 방수, 방한 잘되는 두툼한 Columbia 겨울 자켓을 오빠는 30불에 사서 4년째 입고 있답니다. 정도만 보셔도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실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쯤 되면 갑자기 "미국 가고 싶다" 강렬한 충동을 느끼실 수도 있고,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셨던 분이라면 그런 느낌을 제가 강화 시켜 드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세일에 물건을 잘 사면, 특히 , 가구, 전자 제품 한국에 비해 월등히 싼 가격으로, 흔한 표현을 빌려 "득템을 하거나", "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기회나 이점도 그것에 지나치게 빠져들게 되면 문제가 생기는 법인가 봅니다. 아는 분이 얼마전 미주 한인 여성들의 세일 정보 교환 싸이트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런 싸이트가 여럿 있는데 그 중 작은 규모의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동안 나름 세일때 잘 맞춰 물건을 사왔다고 생각했건만, 그 언니가 가르쳐 준 싸이트는 차원을 달리 하는 신세계 였습니다. 핫한 물건이 올라올때 마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싸이트에 올리고, 개인이 받은 쿠폰 코드를 공유하고, 여러 사람이 올리는 쿠폰을 중복으로 잘 적용하면 공짜로 물건을 가져오는 방법도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실시간 그토록 많은 글이 올라오고 댓글이 달린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보스턴 지역에 특히 한인이 많은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카페나 식당에 앉아 있으면 아주 많은 경우 한국말을 듣게 됩니다. 참 많은 경우, 얼마주고 이 백을 샀고, 이 코트는 어디서 얼마나 세일을 해서 샀고, 구두는 한국 백화점에선 얼마인데 여기서는 얼마에 득템했다는 등등 쇼핑을 얼마나 현명하게 잘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한국과 비교를 하는 순간 미국의 너무 많은 것들이 핫 딜입니다. 한국보다 훨씬 싼것만 산다고 마음 먹어도 하루에도 수 백번 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파격 세일, 매일 하는 세일에 과하게 현혹된 경우가 가져오는 폐해 또한 커 보입니다. 경제 뿐만이 아니라, 정신이 상당히 복잡해 진다는 느낌 입니다. 매일처럼 또 어디 세일 안하나 기웃거리는 삶에서 영적 안정이나 평온을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머리와 위장은 가벼울 수록 좋다고 하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자칫하다가 세일 폭이 아주 큰 미국 소비 생활의 노예가 된다면, 아주 복잡한 머리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혹시 핫딜을 놓치진 않았을지 끊임없이 불안하고, 혹시 내일이면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을지 물건을 사고 나서조차 수십번을 고민하고, 필요가 소비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소비이후에 필요를 생각해 내느라 복잡해 집니다. 내가 안쓰면 누구라도 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쟁여 놓은 물건들이 많은 집 또한 간소하고 가벼운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여기 와서, 쇼핑에 과한 관심을 가지고 매일처럼 그 매력에 목메어 살아가는 분들을 사실 꽤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 물가가 많이 비싼 탓도 있겠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미국에 와서 처음 맛보게 되는 쇼핑의 신세계에 푹 빠지는 것이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처럼 같이 수다를 떨고, 영화를 볼 친구들도 훨씬 적은데다가 적적하고 외로운 생활에 값싼 물건들을 이것 저것 사는 재미 또한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세일이 너무 잦은 이 사회에서 정신 줄을 살짝 놓아 버리면 머리도 삶도 아주 복잡해 지는 듯합니다. 옷.가구. 전자 제품의 경우 세일가가 정상가이고 정상가가 원래 좀 싼 나라라고 단순히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사회의 잦은 세일에 노예가 되어, 불안하게 매일 쇼핑몰을 헤매는 삶이 결코 아주 행복하진 않을테니까요.  

추신:
본 포스팅이 마음에 드셨다면 'EduHow - 유학생 커플의 공부 뒤집기' 구독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알찬 유학 및 영어 학습 관련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영아!
새해 입니다. 새해 결심 중 단연 인기 목록이 영어 공부가 아닐까 합니다. 대학생, 취업 준비생, 바쁜 직장인, 유학 준비생 등 많은 성인들에게 영어 공부는 늘 '하고싶은', 그러나 여러 가지 핑계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난제 일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말해, 새해 계획인 '영어 공부'를 하는데 큰 제약으로 다가 오는 것은 바로 돈입니다. 물론 영어 학원비를 지원해 주는 회사도 있는걸로 알고, 공짜 혹은 값싸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자료도 많지만, 왠지 자비를 들여 책을 사고, 학원을 등록 하고, 연수를 가야 할 것 같은 생각, 그런 '돈받침'이 되어야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에 흔히 나오는 천재들의 비현실적 조언인 "오직 (공짜로 제공되는) 교과서만 열심히 보라"는 말을 하진 않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정말 한달에 돈이 얼마쯤 있어야 제대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1) 연수는 충분히 준비가 되었을때 
해외 연수를 '통해' 영어를 정복하고자 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예전에 "유학.연수와도 영어 안되는 이유"에도 썼듯이, 해외 경험은 영어 학습 이외의 뚜렷한 목적성이 있는 사람에게, 또한 영어를 꽤 잘하는 수준에 도달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를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한 언어학의 연구에 따르면, 아는 단어가 있는 경우, 그 단어가 내가 모르는 컨텍스트에서 쓰였을때 그 컨텍스의 습득이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머 그거 좋은 생각이다.", "와! 네 말대로 하면 잘 될것 같애." 와 같이 상대의 의견에 동의를 하는 케주얼한 표현으로 "sounds like a plan" 란 표현을 씁니다. plan 이란 단어를 아는 사람이 이 표현을 들었을 때, 이 표현은 그사람에게 통째로 쉽게 암기 됩니다. 반면, plan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plan이 뭐지?"를 생각하는 것에 집중력이 할애되어 이 문장은 습득이 힘들다고 합니다. 설령 이 사람이 상대방에게 단어 plan의 뜻을 물어 그것이 "계획"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할 지언정, 그 단어를 습득 할 가능성이 있을 뿐, 이 문장이나 컨텍스트를 습득할 수는 없다는 발견이 있습니다.   
  
미국인의 말이 잘 들리지 않으니, 미국에 가서 귀를 트이게 해야 하겠다는 것은 망상일 뿐입니다. 한국에서 충분히 연습하고, 공부해서 떠날 것을 권장 합니다. 즉, 영어 사용이 상당히 자유로운 수준이 아니라면, 새해 영어 공부 예산에서 우선 연수 자금은 제외 시키십시요. 
 
(2) 말하기 연습할 native speakers? 
미국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한국에서 일명 "프리 토킹"이란 명목으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많이 봤습니다. 특정 주제에 대해, 혹은 별 주제 없이 미국인 친구와 앉아 말을 주고 받다 보면 언젠가는 영어가 늘겠지하는 바람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이 방법은 아직 한국어의 발음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 발음 학습에 있어서 효과적입니다. 늦게는 4세 정도까지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 발음을 듣는데 아주 세심하며 듣는 족족 모방하는 능력도 뛰어 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미국인의 발음에 상당량 노출이 되었다가 한참 동안 영어를 쓰지 않더라도, 성인이 되어 다시 영어를 공부한다면 일반인보다 훨씬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어떨까요? /r/ 과 /l/을 구별하는 것과 같이 정확한 발음에는 크게 도움이 안되지만, 문장의 억양을 익히는데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정해야겠습니다. 한국인의 영어 발음에서 억양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을 "영어 말하기, 하루 3분 이것만 연습하자" 에서 쓴 적이 있습니다. 적절한 높낮이가 있는 문장을 지속적으로 듣다 보면 중요한 것과 문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성분을 잘 간추려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서 빨리 발음되는 단위들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됩니다. 나중에는 말을 할때도 올바른 억양으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영어를 잘 하는 미국인과 연습을 해야 하고, 일주일에 잠깐 한 두번 만나는 것이 아닌, 꽤 오랜 시간 아주 지속적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원어민 영어 강사들은 대부분 비싼 수업료를 요구 합니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영화나 시트콤을 열심히 보는것은 어떨까요? 어떤 경우에도 저는 "수동적 학습법"을 권장해 드리지 않고 싶습니다. 즉, 가만히 앉아서 손도 하나 움직이지 않은 채, 그냥 라디오 듣기, 그냥 TV 보기로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습득할 수 없습니다.

한국인 친구와 프리 토킹 시간을 가지는건 어떨까요? 글쎄요. 나보다 훨씬 나은 친구와 연습을 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발음. 표현 면에서 원어민이 아닌 이상 분명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는 없습니다. 

저는 토크쇼나 인터뷰를 활용할 것을 권해 드립니다. 저 스스로 많이 들었던 싸이트 하나를 소개 합니다. 

http://www.loe.org/

Living on Earth 라는 환경 방송인데, 인터뷰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모든 자료는 스크립트와 함께 무료로 제공됩니다. 흔히 많이 들으시는 뉴스보다 영어 표현들도 개인적으로 더 풍부하다고 느끼며, 특히 아주 official 한 표현들과 편히 잘 쓸 수 있는 대화 표현이 적절히 잘 섞여 있습니다.  

자신이 둘 중(때론 셋 혹은 그 이상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하는 한 사람이 되고, 나머지 한 사람과 가상의 인터뷰가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초보 단계라면, 한 사람의 파트를 듣고 (질문 하는 사람 역할이 처음에는 편할 것입니다.) 그대로 따라 읽기 부터 시작합니다. 듣고 끊어서 따라 읽고를 반복합니다. 나머지 사람의 말은 듣는 것에만 집중 하십시요.

중급 이라면, 우선 스크립트를 여러 번 들어 내용을 익힌 후, 스크립트 없이 끊어 따라 읽기를 해 보십시요. 고급 단계 이신 분들은 스크립트를 들은 후, 한 사람의 파트를 스크립트 없이 말 해 보되, 뒷 대답이나 질문에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는 말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연습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실제 라디오에서 하는말과 정말 동떨어지는 말을 하다가, 어느 순간 비슷한 표현을 하게 됩니다. 이때 정말 잘 배울 수 있는 것이 흔히 놓치기 쉬운 전치사, 관사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정말 만족 스런 결과가 나와서 기뻤다"라는 말을 들었고 그 이후에 "그럼요.."로 말이 계속 이어지는 컨텍스를 기억한다고 해 봅시다. 이때 "so you were very satisfied for results. that's really great! " 라고 내가 말을 한다면, 라디오에서 직접 나오는 satisfied "with"라는 전치사가 쏙 귀에 들어오고, 이미 한번 언급한 사실에 대해 말할 때, 뒷따라 오는 것이 단수건 복수건 "the" results 라고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선 이 방법 하나를 시작해 보십시요. 여기까지는 공짜 방법이었습니다. ^^

이번주 안에 이어서 돈안드는 + 돈드는 영어 공부 방법을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새해 결심 영어 공부. 돈 없어서 못한다는 건 핑계 !     
                
Posted by 영아!
이제 초겨울인데 이곳 보스턴은 봄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내년 졸업을 앞두고 다시 본격적으로 진로 탐색 (여기서는 I'm on the Job Market이라고 표현합니다)에 나선 상태입니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학교 및 회사 자리를 모두 준비하고 있는데, 내년 가을에 채용하는 교수직의 경우 연말이 지원 마감인 경우가 많아서, 최근까지 숨가쁘게 각종 서류를 준비해서 첫 학교에 지원서를 내고 숨을 돌리는 찰나입니다. 

처음에는 교수직 지원을 아예 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이미 경험한 저에게는 연구 및 수업 이외에도 여러가지 잡무에 시달려야 하고, 연구에 필요한 환경이나 (특히) 사용가능한 데이터 측면에서도 열악한  '학교'라는 환경이 그렇게 탐탁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하고픈 연구의 방향이 분명해지고, 이를 최대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좆고 싶다는 생각에 학계에 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배운 것을 최대한 다양한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데이터 등의 문제도 Crowdsourcing등으로 상당부분 해결되는 것 같고요.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굉장히 늦은 결심을 하고, 교수직 지원 서류를 준비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일단 재미있는 것은 요구 서류가 대학원 지원 때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1) 이력서(CV) 2) 연구계획서 3) 수업계획서 4) 추천서 등을 요구하는데, 3)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원 진학 준비시에 필요한 사항입니다. 교수나 대학원생이나 역할은 다르지만 연구 활동에 종사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5년 전에 준비했던 서류를 다시 쓰면서 그동안 대학원에서 무엇을 배웠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난 번 글에도 썼지만, '연구'라는 활동을 맛보기에도 바빴던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뭔가 정신없이 계속 읽고 실험하고 쓰면서 '어떻게 하는구나'는 배운 것 같은데, 아직 어느 한가지도 만족스러울 정도는 못되는 것 같습니다. 1~2년차 대학원생들의 서투름을 보면서 '나도 저랬었나' 싶다가도, 존경하는 교수님들을 보면 '나는 언제 저렇게 하나' 하는 식입니다. 

문제는 마음속으로는 이런 애매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더라도, 스스로 굉장히 자신감에 찬 상태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인터뷰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학 관련 글에서 밝혔지만, 설득력있는 연구계획서를 쓰는 것,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내적인 확신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함을 겸비해야 하겠지만, 우리 문화권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겸손한 듯 하니까요 ;)

마음이란 녀석이 참 재미난 것이, 또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다보면 스스로 '난 썩 괜챃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사실, 스스로 하는 일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 어찌보면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요. 특히 연구처럼 불확실성 및 재량이 큰 분야에서는 스스로를 믿고 우직하게 가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의구심이 들 때마다 프로젝트를 중단해왔다면, 저의 경우 지금까지 끝낸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었을 테니까요.

한가지 조언

마지막으로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직 지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언'을 드릴 입정은 아닙니다만, 대학원에 계시면서 연구직, 특히 학교쪽으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연차에 관계 없이 가능한 빨리 교수 채용정보 등을 많이 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1) 어떤 분야에 주로 채용공고가 나는지 2) 어떤 종류의 자격요건을 요구하는지 3) 이를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남은 대학원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등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전공 분야별로 채용 공고가 모이는  홈페이지는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 쪽은cra.org) 참고로 교수직에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올 여름에서야 내린 저의 경우, 만약 이런 채용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1) 연구 방향을 어느정도 채용공고가 몰리는 쪽으로 맞출 수 있었을 것이며 (요즘 검색/HCI 분야의 Keyword는 'Social'입니다.) 2) 교수 채용시에 중요한 요건이 되는 티칭이나 연구 Grant 신청 등의 경험을 더 쌓고 3) 지도교수님 이외에 적어도 2인의 추천인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수직 지원 과정에 대해 다루었는데, 다음번에는 (IT) 회사 인터뷰 준비를 다룰까 합니다. 최근 IT 기업 면접의 핵심이 되는 프로그래밍 인터뷰 준비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Posted by LiFiDeA

며칠 전이 미국에 온지 4년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올해 초에 졸업 논문 최종심사의 전 단계인 논문 Proposal을 마쳤으니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슬슬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대학원에서 배운 것들, 아직 배워야 할 것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최근에 제 글이 주로 그렇듯, 제 생각을 정리하기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지만, 유학을 생각하시는 독자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What I Got

지난 4년간의 대학원 생활을 통해 저는 무엇을 얻었을까요? 혼자 만들어 사용하던 개인정보관리 시스템개발 경험과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는 결심 이외에는 전무하던 4년전과 비해, 지금은 미숙하나마 자신을 '연구자'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지식이나 기술이야 다른 경로로 배울 수도 있었겠지만, 연구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체득하는 것은 대학원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학원 입학 전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어떻게 시스템을 구현해서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면, 지금은 주어진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고 각 부분에 맞는 어프로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직관적에 따라 해결책을 찾았다면, 이제 관련 분야의 연구를 찾아보고 힌트를 얻으려고노력합니다. 시스템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학교 생활, 학회 참석 및 두 번의 인턴 생활을 통해 배운 것도 많습니다.  검색과 관련된 기계학습 및 자연어처리, 통계학의 기초를 수업 및 여러 튜토리얼을 통해 다질 수 있었고, 학회에서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학계'라는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는 보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의 생활과 기업 연구소에서의 생활이 어떻게 다른지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 생활만 했다면 얻지 못했을 이런 경험들이 졸업을 앞둔 이 시점에 진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What I Need

대학원에서의 4년은 연구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할 수는 있어도 충분한 깊이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시간고, 이를 달성하는 것이 졸업 전까지의 목표가 될 것입니다. 우선, 이론적 기초, 문제 해결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연구자로서의 기본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물론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연구를 게속 하는 것이겠지만, 지난번에 썼듯이 비슷한 노력으로 틀에 박힌 연구를 하는 것으로는 자기 자신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매번 평가의 기준(Bar)을 높이고 기존의 유형을 답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연구자로서의 스킬 향상 만큼이나 졸업 전에 해두고 싶은 부분은, 공부한 내용을 통합하여 체계적인 사고의 틀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논문과 책을 읽었지만, 읽은 내용이 모두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계기로 접한 지식이 일관된 체계를 이루는지도 의문입니다. '박사 학위 소지자라면 자기 분야에서 책 한권은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나'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굳이 출판물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배운 내용을 일관된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은 유의미할 것입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사항은 연구직의 지원 및 심사과정에서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교수직 인터뷰에 필수적인 과정인 Job Talk은 연구자로서의 경험과 자질에 대한 종합 평가에 다름아니고, 많은 회사에서의 인터뷰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접근법과 해결책을 묻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데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평가해야 하는가.'와 같은 인터뷰 질문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준비는 위에서 언급한 사고의 틀의 확립일 것입니다. 

What I Wish

흔히 졸업을 앞둔 컴퓨터 전공의 대학원생들은 학교 혹은 기업 연구소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학문적 자유와 정년이 보장되는 대신, 연구 프로젝트 수주 및 수업 등으로 순수 연구에 할애할 시간은 줄어든다고들 합니다. 기업에서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사용자 데이터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지적 재산권 등의 문제로 인해 학계에서의 활동에는 아무래도 제약을 받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다른 특성 때문에 학계와 업계 중 하나를 골라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박사 졸업자가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연구직 채용 규모는 많아야 수 명으로 제한적이기에 둘 다 준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 혹은 기업에 맞춰 준비해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서류 / 추천서 / Job Talk / 면접 등으로 이루어지는 심사 과정이 워낙 복합적이기에, 요령 습득보다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연구자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추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Epilogue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 스스로를 적응시키려 노력하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어느덧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평생의 직업이 결정되는 단계인만큼 긴장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에도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별로 걱정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열심히 읽고, 쓰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Posted by LiFiDeA